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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를 통해 배우는 지역의 지속가능한 자연과 환경

츄리닝너부리쌤 2017.02.11 16:30

교육정책포럼 제263호(ISSN 1739-4325, 한국교육개발원)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활동 사례를 통해 본 우리교육의 방향

제비를 통해 배우는 지역의 지속가능한 자연과 환경


박성현 / 창원 호계초등학교 교사

경상남도교육청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


  2015 세계교육포럼을 맞이하며 경상남도교육청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를 맡게 되었다. 지난 10년간 학교의 안과 밖에서 학생들과 환경․생태교육을 꾸준히 실천해 온 것이 인연이 된 것이다. 그 동안 실천해 온 환경․생태교육은 학생들이 직접 실천하는 활동 위주의 프로젝트 학습으로 세계시민교육이 추구하는 원칙들에 부합하는 학습이 된다. 

  또한 환경․생태교육을 통해 자기가 사는 지역의 환경을 생각하고 함께 사는 온갖 생명체를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하나뿐인 지구를 더 정의롭고 평화롭게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가치와 태도를 기를 수 있는 좋은 주제가 된다.


  2009년부터 ‘우포생태교육원’을 운영하며 학생들을 위한 환경․생태교육에 큰 힘을 보태온 경상남도교육청에서는 학교에서 실시하는 환경․생태교육을 세계시민교육의 큰 주제 가운데 한 가지로 선정하여 운영한다. 그리고 이것을 위해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꾸준히 활동을 지속해 온 교사들이 경상남도교육청 세계시민교육 선도교사로 함께 활동하고 있다. 

  도내 초․중․고 및 각급 학교에서 환경․생태교육을 위한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조금 더 특색 있는 활동이 되고 있는 학생 제비 생태탐구 활동 및 교류 활동에 대한 이야기로 세계시민교육을 실천하기 위한 우리 교육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지난 5월 9일부터 13일까지 5일 동안 일본 이시카와현청과 현내 소학교 두 곳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경상남도교육청과 이시카와현건민운동추진본부 간 제비조사에 관한 약정서(MOU)를 체결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약정서의 주요 내용은 양 기관이 각각 실시하는 학생 제비 조사활동에 대한 교류와 협력을 통해 교육적이고 학문적인 유대를 강화하는 것이다.

  2012년 여름,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글로벌 지속가능발전교육 교사연구회 공모에 선정되어 네 명의 교사가 일본 이시카와현 『고향의 제비 총조사』현장을 탐방하고 돌아온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경남의 여러 교사와 학생들이 꾸준히 제비조사와 교류활동을 실시한 것이 이어져서 양국의 기관이 약정서(MOU)를 체결하게 된 것이다.


  일본 이시카와현에서는 매년 애조주간(5월 10일부터 16일)이 되면 현내 모든 공립소학교(225개교)의 6학년 학생(5학년이 참여하는 경우도 있음)들이 제비 조사 활동을 벌인다. 학교마다 통학 구역을 몇 개의 작은 구역으로 나누고 해당 구역에서 사는 학생(두 명에서 많게는 다섯 명까지)이 한 그룹을 만들어 발견한 제비와 둥지 수를 조사하는 것이다. 조사 때는 인터뷰를 통해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제비 조사 때 둥지가 있는 집에는 스티커를 붙인다. 둥지 아래에 있는 현관문 위에 학생들이 붙인 스티커(왼쪽부터 1983년, 2010년, 2011년)가 잘 보존되어 있다.


  올해에 실시하는 것이 44년째 조사로 1972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실시하였다. 지금까지 참가한 학생수가 약 700,000명으로 올해도 약 13,000명의 학생이 조사에 참여한다. 부모와 자식 간에 대를 이어서 조사를 경험하는 가정도 많다.


  우리보다 앞서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었던 일본은 1970년대부터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으로 인한 환경 파괴의 위기감을 깊이 느끼고 곳곳에서 자연을 아끼고 보호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시카와현에서 시작된 학생들의 제비 조사활동(이시카와현에서는 『고향의 제비 총조사』라고 부른다.)도 제비를 통해 사람들이 현의 자연을 더 알고 보호하려는 마음을 가지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학생들은 제비를 조사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동시에 지역을 더 잘 알게 된다. 이렇게 모인 제비의 번식 상황에 대한 자료는 이시카와현의 자연 환경을 살피는 중요한 하나의 지표(1985년 조사에서는 모두 36,740마리의 제비를 조사하였는데, 작년에는 13,757마리의 제비를 찾아냈다고 한다.)가 되었다.

  한 번도 거르지 않고 44년 동안 조사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까닭에 대한 질문에 현의 한 관계자는 “모두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이시카와현의 역사입니다. 봄이 되면 이시카와현을 목표로 돌아오는 제비에 대해 따뜻하게 맞이하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이곳은 제비에게 살기 좋은 곳이 아닐까요?”라고 답했다.

  

  지난 2012년 여름, 이시카와현의 『고향의 제비 총 조사』를 탐방한 이후에 우리들은 경남에서 제비 탐구활동이 학교와 지역에서 실시하는 체험중심의 환경교육으로 실시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제비 생태탐구 프로젝트 “제비야, 제비야, 뭐하니?”』라고 이름 붙여진 활동으로 2010년에 활동을 시작한 이후 올해까지 매년 경상남도의 초등학생 150여명과 교사 20여명이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이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에 대한 바른 이해와 감수성을 증진하고, 생물과 환경 관련 문제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지역에서 실시하는 활동으로 지역사회 및 지역 환경단체와의 협력을 실천하는데,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에서 큰 도움을 주고 있다.


  2013년부터는 양국에서 제비를 조사한 학생들이 모여서 활동한 것을 나누는 여름제비캠프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매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캠프를 진행하는데,  경남 창원의 우산초등학교에서 첫 캠프를 열었다. 2014년에는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두 번째 캠프를 열었으며, 올해는 7월 27일부터 30일까지 경남 밀양과 고성 일대에서 세 번째 캠프가 실시된다. 지난해부터는 대만의 학생들도 함께 참여하고 있어서 제비조사활동을 통한 3개국의 아이들이 만나는 국제캠프로 규모가 확대되었고, 제비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활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세 개의 나라에서 참여하는 학생과 교사가 국제이해교육 및 세계시민교육을 실천할 수 있는 좋은 현장이 된다.


  40년 넘게 학생들이 제비조사를 하는 이시키와현에서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제비를 아끼고 귀하게 여긴다. 여러 가지 모양의 제비 배설물 받침대를 만들어서 설치하고, 제비의 천적인 까마귀가 둥지를 습격하지 않도록 줄을 쳐 두는 등의 다양한 장치를 만들어 둔다. 가게 안쪽에 둥지를 튼 제비가 드나들 수 항상 창문을 반쯤 열어두거나 제비가 들어올 수 있는 만큼 문을 잘라낸 곳도 있다.


이시카와현에서는 제비 배설물이 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 우산을 거꾸로 걸어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제비가 둥지를 짓고 새끼를 낳아 기르는 집에는 복이 온다.”는 말이 있을 만큼 우리 조상들은 제비를 귀하게 여겨 왔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가까운 둘레에서 제비를 보기가 어려워졌다.


  제비가 사라진 것이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이것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제비가 사라진 것은 먹이활동을 할 수 있는 논과 습지가 사라졌기 때문이고, 조상의 지혜가 깃들어 있는 전통가옥이 사라진 것과도 이어진다. 

  사람들이 사는 환경이 나빠지니 사람들의 마음도 나쁘게 변한다. 새끼를 낳아 기르는 둥지라도 지저분하고 더럽다는 이유로 허물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지속가능한’이라는 말을 어디서나 흔하게 들을 수 있지만, 참 뜻을 알고 바르게 실천하는 일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바다 건너 이시카와현의 『고향의 제비 총 조사』 탐방을 통해 인간과 지역, 자연이 조화를 이루어 바르게 지속가능한 일을 만들어 간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제비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은 곧 사람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진다. 지역의 미래를 이어갈 학생들이 이것을 실천하기 위해 제비를 탐구하는 이시카와현의 사례는 환경과 학교교육, 지역 사회의 여러 측면에서 우리에게 많은 고민과 실천해야 할 과제를 던져주었다. 


  세계시민으로서 우리들이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 가운데 가장 큰 것은 무엇보다도 환경 또는 생명에 대한 존중과 배려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고 온갖 생명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구라는 행성은 하나뿐이기 때문이며, 지구상에 사는 모든 생물이 가진 생명은 똑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시민교육을 통해 교실과 학교, 그리고 온갖 교육 현장에서 우리 교육의 방향이 환경, 생명의 가치에 대해 바르게 인식하고 행동으로 옮겨질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학교, 교사를 비롯한 우리 어른들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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